개혁신당 3번 문지숙 "이공계 연구자 목소리 내야 할 때"

입력 2024-04-10 06:29   수정 2024-04-10 06:47

"제가 만 49세예요.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의 평균 연령입니다. 지금까지 이공계 연구자들은 사회와 정책에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죠. 이공계와 정치의 매개 역할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순번 3번을 받은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보통의 과학자"라며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문 교수는 인터뷰 내내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 교수의 이력은 정치와 거리가 멀다. 연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생물학, 통계학을 전공해 석사,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와 차의과대에 몸을 담았다.

지난달 20일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발표되기 이전까지 '정치'와 관계없는 삶을 살아왔지만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정책이 발표된 뒤 현실 정치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문 교수는 "국회에 들어가게 된다면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가장 먼저 하고 싶다"며 "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두렵지만, 필요한 것들을 하기 위해 '평균의 과학자'로서 위와 아래를 잘 연결해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다음은 문 교수와의 1문 1답.

▷현실 정치에 뛰어든 계기가 어떻게 되나.

"쭉 실험과 연구를 반복하는 삶이었다. 그러다가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R&D 예산이 삭감되는 것을 보고 허무감이 들었다. 우리나라 과학자 중에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 많다. 내가 만으로 49살이다. 이공계 과학자 평균 나이다. 우리 앞세대는 나라를 우리 세대에게 나라를 재건하고 만들어줬고, 그 덕택으로 해외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과학이 차곡차곡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R&D 예산 삭감으로 실험이 무리하게 중단된 경우가 생겼다."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현장이 겪은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10년을 잃었다'고 보면 된다.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보면, 연구의 마지막 단계에서 갑자기 삭감된 경우가 많다. 실험, 연구가 중단되는 일은 물론이고, 훈련된 연구원들이 유출된다. 국가출연연구소에서는 굉장히 많은 연구원이 나갔다. 내년에 다시 연구비가 오른다고 해도 다시 훈련하는 데에는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다.

잠깐 쉬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막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세계와 싸우려고 하는데, 미래 먹거리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들에게 잘못하고 있는 거다. 삭감은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상 가능한 삭감이다. 갑작스러운 삭감, 특히 기초 분야 연구에 대한 삭감은 과학기술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기반이 없어졌다."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순번 3번을 받았다.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나.

"'평균적인 과학자'라는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 이공계 연구자들은 주로 실험실에 있다. 우리에겐 논문을 내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하지만 개혁신당에서는 이제는 연구자들도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 국내에선 이런 목소리가 없었다. 현장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안다. 인력과 시스템을 살펴 매개하겠다."

▷정치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주변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컸다. 나도 걱정이 돼서 잠도 못 잤다. 나는 사실 정치를 잘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당은 이공계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만 바꿔서 나라가 바뀌는 데 그런 거면 해야 하지 않겠나."

▷22대 국회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국가 주도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 한국을 이끌어온 반도체 산업과 더불어 최근 부상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에서도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집중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해외 사례를 들자면.

"미국, 영국, 에스토니아 등 해외 데이터 강국들은 국가 주도로 데이터 통합 및 관리를 하고 있으면 활용 면에서는 개인, 연구자, 그리고 개별 기업들이 활용하고 연구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부처 간의 칸막이 문제로 인해 데이터 통합이 어렵고, 완성형 데이터의 수집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형 빅데이터 서비스인 ‘K-Road’ 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정부 기관·병원·학교·은행 등의 다양한 정보 제공자 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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